경제상식

세금은 어떻게 매겨질까 — 소득세·부가세 한눈에

며칠 전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하나 집었어요. 1,500원짜리였는데, 영수증을 보니 맨 아래에 '부가세 136원'이라고 찍혀 있더라고요. 김밥 하나 먹는데도 세금을 낸 거예요. 그날 아침엔 월급명세서를 봤는데, 거기서도 소득세가 쓱 빠져나가 있었고요.

세금이라는 게 그래요. 낸 기억이 없는데 어느새 빠져나가 있죠.

그런데 막상 "소득세랑 부가세가 뭐가 달라?" 하고 물으면 답하기가 애매해요. 둘 다 그냥 '세금'이니까요. 오늘은 이 세금이 어떤 원리로, 누구한테, 어떻게 매겨지는지 큰 줄기만 잡아 볼게요. 이거 하나 알아두면 뉴스에 '증세'니 '감세'니 하는 말이 나와도 "아, 저게 내 지갑이랑 이렇게 연결되는구나" 싶을 거예요.

세금에도 종류가 있어요 — 직접세 vs 간접세

세금은 크게 두 갈래예요. 내가 직접 내는 세금나도 모르게 끼워서 내는 세금.

앞엣것을 직접세라고 불러요. 돈을 번 사람, 재산을 가진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직접 내는 거죠. 대표 선수가 소득세예요. 월급 받으면 내는 근로소득세, 사업해서 벌면 내는 사업소득세가 다 여기 들어가요. 집이나 땅 같은 재산에 매기는 재산세, 종합부동산세도 직접세고요.

뒤엣것이 간접세예요. 물건값이나 서비스값에 슬쩍 얹혀 있어서, 내가 소비할 때마다 자동으로 내게 되는 세금이죠. 대표가 바로 그 삼각김밥 영수증에 찍힌 부가가치세, 줄여서 부가세예요.

부가세는 우리나라에선 물건값의 10%예요. 그래서 1,500원짜리 김밥에 136원쯤 붙은 거고요(정확히는 김밥값 1,364원에 부가세 136원을 더해 1,500원). 사실 우리가 사는 거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 값에 이 10%가 이미 녹아 있어요. 영수증에 따로 안 보일 뿐이지, 안 낸 적이 없는 거죠.

직접세와 간접세를 비교한 도해 — 소득·재산에 직접 매기는 직접세(소득세, 재산세)와 물건값에 얹혀 소비할 때 내는 간접세(부가가치세 10%)의 차이

이 둘은 성격이 꽤 달라요. 직접세는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이 내게 설계돼 있어요. 반대로 간접세는 부자든 아니든 같은 물건을 사면 똑같이 10%를 내죠. 한 달에 200만 원 버는 사람이나 2,000만 원 버는 사람이나, 김밥값에 붙는 세금은 똑같거든요. 그래서 "간접세는 형편이 빠듯한 사람한테 상대적으로 더 부담"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.

많이 벌수록 세율이 올라가요 — 누진세

직접세, 특히 소득세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누진세예요. 말은 어려운데 뜻은 단순해요. 많이 벌수록 세율 자체가 높아진다는 거죠.

여기서 사람들이 자주 오해하는 게 하나 있어요. "연봉이 한 칸 올라가서 세율 구간이 바뀌면, 전체 소득에 높은 세율이 확 붙어서 오히려 손해 아니야?" 하는 거요. 결론부터 말하면, 그렇지 않아요.

소득을 층층이 케이크처럼 쌓는다고 생각해 보세요. 맨 아래층엔 낮은 세율, 그 위층엔 조금 높은 세율, 더 위층엔 더 높은 세율… 이렇게 구간마다 다른 세율이 따로 적용돼요. 연봉이 올라 위층이 새로 생겨도, 높은 세율은 딱 그 위층에만 붙지 아래층까지 소급되진 않아요.

예를 들어 첫 1,400만 원까지는 6%, 그다음 1,400만~5,000만 원 구간은 15%라고 해볼게요(실제 우리나라 소득세 구조가 이런 식이에요). 과세 대상 소득이 2,000만 원인 사람은 전체에 15%를 무는 게 아니에요. 1,400만 원까지는 6%, 나머지 600만 원에만 15%를 물죠. 그러니 "구간 넘었다고 실수령액이 거꾸로 줄어드는" 일은 없어요. 많이 벌면 세금이 더 늘긴 해도, 손에 쥐는 돈이 줄지는 않거든요.

누진세를 케이크 층으로 표현한 도해 — 소득을 구간별로 나눠 낮은 층은 낮은 세율, 높은 층은 높은 세율이 따로 적용되는 계단식 구조

이렇게 설계한 이유요?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은 몫을 부담해서 빈부 격차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자는 취지예요. 직접세를 '소득 재분배'의 도구라고 부르는 게 이래서예요.

월급에서 미리 떼는 이유 — 원천징수와 연말정산

직장인이라면 소득세를 한 번에 낸 기억이 없을 거예요. 매달 월급에서 조금씩 미리 떼이니까요. 이걸 원천징수라고 해요. 회사가 월급을 줄 때 세금 몫을 미리 떼서, 나 대신 나라에 보내주는 방식이죠.

왜 이렇게 할까요? 한 해 세금을 연말에 한꺼번에 내라고 하면, 목돈을 마련 못 해 못 내는 사람이 수두룩할 거예요. 나라 입장에서도 세금이 일 년에 한 번만 들어오면 살림 꾸리기가 어렵고요. 그래서 매달 조금씩 나눠 떼는 거예요. 일종의 분할납부인 셈이죠.

참,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게 세금만은 아니에요. 4대 보험료도 함께 떼이거든요. 세금과 보험료는 성격이 다른데, 명세서에선 나란히 빠져나가니 헷갈리기 쉬워요.

그런데 매달 떼는 금액은 어디까지나 '대충 이쯤 되겠지' 하는 어림값이에요. 사람마다 부양가족도 다르고, 쓴 돈도 다르고, 받은 혜택도 다르니까요. 그래서 한 해가 끝나면 진짜 내야 할 세금을 정확히 다시 계산해서, 그동안 떼인 것과 비교해요. 이게 그 유명한 연말정산이에요.

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'13월의 월급'이라고 부르잖아요. 미리 떼인 게 실제 세금보다 많았으면 차액을 돌려받거든요. 반대로 덜 떼였으면 더 내야 하고요. 정산이라는 말 그대로, 더 낸 건 돌려주고 덜 낸 건 마저 받는 정리 절차인 거죠.

그래서 이 세금, 다 어디에 쓰일까

세금 떼이는 건 다들 싫어하죠. 그래도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게, 이 돈이 결국 우리한테 돌아온다는 거예요.

도로를 새로 깔고 신호등을 켜는 일. 불나면 소방차가 달려오는 일.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동네 도서관 불이 켜져 있는 일. 여기에 전부 세금이 들어가요. 눈에 잘 안 보여서 그렇지, 우리가 매일 당연하게 누리는 것 상당수가 세금으로 굴러가거든요.

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같은 사회 안전망도 큰 줄기에선 비슷한 원리예요. 다 같이 조금씩 모아서 필요한 사람한테 흘러가게 하는 구조요. 세금을 '다 같이 쓰려고 모으는 공동의 지갑'이라고 보면 마음이 조금은 덜 쓰릴지도 모르겠어요. 그 지갑을 잘 쓰는지 감시하는 건 또 우리 몫이지만요.

자주 묻는 질문

Q. 똑같이 물건을 사도 가난한 사람이 부가세를 더 부담한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?

A. 세율이 더 높다는 뜻은 아니에요. 부가세는 누구나 똑같이 10%죠. 다만 소득에서 차지하는 '비중'이 달라요. 한 달에 200만 원 버는 사람이 생활비로 150만 원을 쓰면 소득의 상당 부분에 부가세가 붙지만, 2,000만 원 버는 사람은 같은 돈을 써도 그 비중이 훨씬 작거든요. 그래서 간접세를 '소득에 비춰 보면 형편이 어려운 쪽에 더 부담스러운 세금'이라고 말하는 거예요.

Q.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도 연말정산을 하나요?

A. 연말정산은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가 하는 거예요.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는 대신 그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직접 해요. 한 해 번 돈과 쓴 비용을 스스로 정리해서 신고하고 세금을 정산하는 거죠. 이름만 다를 뿐, '진짜 세금을 다시 계산해 맞춘다'는 큰 틀은 연말정산과 같아요.

Q. 세금을 줄이는 합법적인 방법도 있어요?

A. 있어요. 그걸 '절세'라고 불러요. 연말정산 때 챙기는 각종 공제(부양가족, 의료비, 기부금 등)나 연금저축 같은 제도가 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덜 내게 해주는 장치예요. 반대로 소득을 숨기거나 거짓 신고로 세금을 안 내는 건 '탈세'라서 불법이고요. 절세와 탈세는 한 글자 차이지만 결과는 천지 차이예요.

마무리하며

세금을 한 줄로 줄이면 이래요. 버는 데서 떼는 직접세, 쓰는 데서 떼는 간접세. 그리고 많이 벌수록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의 원리. 여기에 미리 떼서 나중에 정산하는 원천징수·연말정산까지 얹으면, 세금의 큰 그림은 거의 다 그린 셈이에요.

다음엔 돈을 그냥 모으는 것과 불리는 것, 그러니까 저축과 투자가 어떻게 다른지로 넘어가 볼게요. 세금을 알았으니, 이제 남은 돈을 굴리는 이야기로 가 봐야죠.